자녀 양육에 대한 사회 통념이 최근 들어 가장 급진적인 변화를 일으킨 것은 다음과 같은 간단한 질문이었다. 과연 부모는 실제로 얼마나 중요할까? 분명, '나쁜' 자녀 양육은 상당히 많은 영향을 끼친다. 낙태와 범죄의 관계를 살펴볼 때 분명히 드러났듯, 원하지 않는 아이(무시와 학대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두드러지게 많다)는 부모가 기쁘게 맞이한 아이보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입양을 하고 있는 사진

 

부모에 대하여

하지만 이 열렬한 부모가 아이들을 위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나 될까? 이 질문은 수십 년 동안 축적되어온 연구 결과의 핵심을 대변한다.(태어나면서 따로 살게 된 쌍둥이에 대한 연구를 포함하여) 수많은 연구가 이미 유전적 요인으로만 아이의 인성과 능력의 50% 정도가 결정된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선천성이 아이 운명의 반을 좌우한다면 나머지 반을 좌우하는 것은 무엇일까? 분명 그것은 후천성일 것이다. 태교 시 들려주는 모차르트 음악, 교회의 예배, 박물관 관람, 프랑스어 수업, 약속과 칭찬, 다툼과 벌, 이 모든 것이 양육 행위를 구성한다. 하지만 또 하나의 유명한 연구인 콜라라도 입양 프로젝트 Colorado Adpotion Project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 연구는 입양된 아기 245명의 삶을 추적하여 아이의 성격 특성과 수양부모의 성격 특성은 실제로 '아무 관련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아이를 탁아소에 보내든, 부모 양쪽이 다 있든 없든, 엄마가 직장에 다니든 다니지 않든, 엄마가 둘이든 아버지가 둘이든 아이의 성격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는 또 어떤가? 이러한 선천성과 후천성의 불일치를 지적한 사람은 별로 유명하지 않았던, 교과서 저자 주디스 리치 해리스였다. 그녀의 1998년 저작 후천성에 대한 가정은 실제로는 강박적인 자녀 양육을 공격하고 있으며, 아주 도발적이어서 부제를 두 개나 달아야 했다.(왜 아이들은 자기 방식대로 성장하는가와 부모는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으며 친구가 더 중요하다) 해리스는 차분한 어조로,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의 성격 형성에 중대한 공헌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그녀의 저술에 따르면, 이러한 믿음은 '문화가 만들어낸 허상'이다. 피어 프레셔의 근본적 영향, 즉 또래나 학교 친구들이 매일 미치는 암묵적인 힘이 상층의 부모로부터 전해지는 영향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해리스의 믿을 수 없는 폭탄선언은 놀라움과 분노를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한 독자는 독자 서평에 이렇게 적기도 했다.

 

아이에 대하여

"또 시작이군."이라고 말해도 전혀 심한 말이 아닐 것이다. 한 해에는 긴말한 유대가 핵심이라고 하고, 다음 해에는 출생 순서가 중요하다고 한다. 아니다, 진정 중요한 것은 자극이라고 한다. 태어나서 처음 5년이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면, 그 다음엔 3년이 중요하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중요한 시기가 태어나서 1년뿐이라고 한다. 하지만 해리스의 이론은 몇몇 유명인사들이 적절히 지지해주었다. 그중의 한 사람이 인지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븐 핑커로, 그는 자신의 저서 빈 서판에서 해리스의 관점이 아주 놀랍다고 말한다. 종래 정신치료를 받던 환자들은 50분 동안 편하게 앉아서  유년 시절의 갈등을 떠올리고는 자신의 불행을 부모 탓으로 돌리는 방법을 배웠다. 대다수의 전기는 성인이 되어 겪은 비극이나 성취의 근원을 찾느라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들쑤신다. '육아 전문가'들은 여성들로 하여금 일하러 집을 나서거나 한 번이라도 굿 나이트 문 동화책을 읽어주는 걸 거르면 스스로를 야만인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사람들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이 믿음에 대해 우리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다시 생각해본 결과는 그래도 부모는 여전히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게다가 또래 친구들이 그렇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해도, 결국 아이의 친구를 선택하는 것은 부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가 이웃이나 학교 친구들이 아이에게 적절한지 고심하는 것도 결국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부모가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은 좋은 질문이지만, 지독하게 복잡한 질문이기도 하다. 부모의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 결정하기 위해 우리는 아이의 어떤 면을 측정해야 하는 것일까? 아이의 인성일까, 학교 성적일까, 윤리적 행동일까, 창의성일까. 또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소들에 우리는 각각 얼마만큼의 무게를 할당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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